Friday, March 20, 2009

한국 `착한 소비’에 눈 떠라!

상품 이면까지 생각하는 윤리적 소비 기지개

물건을 살 때 품질과 값을 따져 소비를 했던 흐름들이 바뀌고 있다. 물건을 만든 노동자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줬는지 등 상품의 이면까지 생각하는 윤리적 소비로의 변화가 늘고 있는 것이다. 윤리적 소비(Ethical Consumption)는 자본주의의 `합리적’ 소비를 거부하고 `윤리적으로’ 상품을 선택하는 행위로 `착한 소비’라고도 한다.  


나의 소비 행위가 사회, 환경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고려하여 소비하는, `생산을 배려하는 소비’로 공정무역(Fair Trade)을 통한 제3세계 지원과 연대 그리고 지속가능한 국내 농업을 통한 식량 자급과 환경 보전이라는 두 축으로 이뤄져 있다. 대안무역 커피를 마시고, 농부들의 얼굴을 알고 농산물을 소비하는 흐름이 주변에서 조금씩 일고 있다.  

혼자만 착한 소비를 아는데 머무르지 않고 이를 주변에 적극 알리는 이들이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아이들도 세상을 알아야죠”

무등초 나소은 교사

공부도 중요하지만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세상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많이 알려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해 온 무등초등학교 나소은 교사. `사람부터 돼야 한다’는 교육철학을 갖고 있는 그에게 윤리적 소비가 찾아왔다.  

“생협에서 물품들을 구입해 사용하는데 지난 화이트데이 즈음 착한 초콜릿 행사를 했어요. 그 때 공정무역을 알게 된 거죠. 사실 대안무역 커피를 마시고 있었는데도 그 커피가 그 커피인지 몰랐어요. 아이들과 같이 공정무역 얘기를 나눠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열두살이 되었다. 끝없이 코코아를 따도 엄마도 동생도 볼 수 없었다. 400개의 코코아가 200그램의 초콜릿을 만든다. 오늘도 400개가 넘는 코코아를 땄다. 작년 오늘도 400개가 넘는 코코아를 땄고, 재작년 오늘도 400개가 넘는 코코아를 땄다. 하지만 아직도 난 초콜릿을 먹어본 적이 없다.’ 

어느 코코아 농장에서 일하는 아이 이야기다. 나 교사는 이 이야기와 공정무역 그리고 착한 소비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아이들은 제3세계에서 노동력 착취로 고통받고 있는 또래들에게 보내는 희망의 메시지를 그림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그동안은 나와 우리 가족의 몸에 좋은 농산물을 이용한 것이고, 농민들 생각은 아주 조금 했었죠. 윤리적 소비를 알면서 책도 더 많이 찾아보고 있는데 아이들과 많은 것들을 나눠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전부터 나 교사는 환경에 관심이 많아 아이들과 나눔장터에 나가 물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어요. 간판 만들기에서 1등 해서 그 상금으로 자장면도 먹고···. 저도 즐거웠죠. 수업시간에 공장형 축산에 대한 다큐멘터리도 보고 생활협동운동에 대해서도 알려 주곤 합니다.” 

나 교사는 지난 5월 생협을 통해 필리핀 공정무역이 이뤄지는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아이들과 수업한 내용이 응모에 채택되면서 얻은 여행이었다.  

“바나나칩이나 설탕을 만드는 과정이 대부분 수공업이었어요. 그만큼 많은 노동력이 들어간다는 얘기죠. 그래도 표정이 굉장히 밝았어요. 필리핀의 빈부격차가 심한데, 공정무역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이 생겨요.” 

나 교사가 살고 있는 곳은 담양군 대덕면 갈전리 민토마을. 몇 년 전, 부모님이 귀촌을 하면서 함께 귀촌했다. 지난 7월 일을 벌였다.  

“우리반 아이들 10명을 농촌체험 시켜준다고 집에 데려왔어요. 깻잎 따고, 연도 날리고, 같이 밥 먹고, 윷놀이도 하고···. 교사 한 명의 역할이 커요. 아이들이 세상을 좀 더 크고 깊게 봤으면 합니다.”  


http://www.gjdream.com/v2/week/view.html?uid=388531&news_type=405

조선 기자 s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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